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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2005년 12월 30일 한강 주항기입니다.

류일형 2006-01-05[16:55] 4 Comments 조회 : 1414 추천 : 144

오늘 모글리 띄우고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밤새 준비를 했습니다. 뭐 준비라고 해봐야 운반용 박스 만드는 것이었지만요.

7시간이 넘게 작업하곤 간단히 아침먹고 일단 자줬죠. 12시쯤 일어나서 씻고 반포로 갔습니다. 버스타고 15분 걸어서 15분, 딱 30분 걸렸습니다. 예의 그 장소는 물이 완전히 얼어서 오리들이 위로 걸어다니고 있었습니다. 낭패다~ 하고 그냥 가기엔 너무 억울해서 그 파란 다리를 건너가 봤습니다. 발 디딜 수 있는 곳은 모두 두껍게 얼었더군요. 한 20초 망설였습니다. 그리고 배 꺼내서 대강 테스트 해보고 살짝 내려가서 물에 올렸습니다. 발 젖을 각오 정도는 하고요.

어떻게 회수하느냐는 그 때 가서 생각하자. 답이 나오겠쥐. <- 이런 마인드로..

쓰로틀을 당기자 역시 시원하게 앞으로 나갔습니다... 처럼 될 줄 알았는데 한 5미터 가서 백덤블링을 하더군요. 물결에 직빵으로 맞았나봅니다. 그래도 한 30초는 미친 물고기처럼 이리저리 튀어갔습니다. 30미터정도 보내는 동안 다섯번은 뒤집어졌을겁니다. 그리고는.. 배를 하늘로 향한 채 죽어버렸습니다. 멀어서 러더도 말을 듣는지 안듣는지 확인이 안됐습니다.

아.. 그 때 제 심정.. 아시려나..

박스를 바리바리 싸들고 배 흘러가는 곳으로 일분에 두 걸음씩 옮기는 그 마음..

앞으로 일 년은 공부만 하라는 계시인가.. 수영해서 건져올까.. 그러다 죽지 안을까..
사람이 날 보면 구해줄까...


한 5분을 그렇게 배따라 '망.연.자.실.' 하며 걷다 보니 배가 점점 가까워저옴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람과 물결이 강둑쪽으로 한 40도 각도로 불어오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갑자기 희망에 차서...
계속 슬슬 배따라 걸었죠.

확실히 가까워져오고 있었습니다. 아, 살았다... 하고 있는데 배가 대략 1.5미터 지점에서 더
이상 오질 못하는 겁니다. 강둑에 부딪혀 튕기는 물살때문이었습니다.

고민의 시작입니다. 강둑에 서서는 도저히 닿는 거리가 아니니 바지벗고 물 아래 아스팔트 턱을 밟고 한 번 시도해 보느냐.. 눈물을 머금고 이대로 보내냐.. 별의 별 계산을 다 했습니다. 모글리 선체 및 내장 가격. 콜택시 불러서 집까지 돌아가는 비용.

감기 제대로 걸려 신년을 병원에서 보내는 비용, 누가 경찰에 자실시도로 신고해서 치르게 될 비용....

어쨌든... 그냥 보내기엔 거리가 너무 가깝습니다. 1.5미터..

주위를 둘러봅니다. 마침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아까 아줌마 둘이 있던데..
아무도 없는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더군요.

심호흡 한 번 하고 머리를 비우고..

신발, 양말, 그리고 바지를 벗었습니다. 제빨리 아스팔트 턱에 다리를 뻗었습니다. 진녹색 물풀같은 것들이 위를 덮어 미끈미끈하더군요. 음... 무서웠습니다. 무서우면 무서운대로 팔을 뻗어봤습니다.
모글리가 손 끝에서 야아~악간 떨어져 있었습니다. 진짜 손꾸락지만한 작대기 하나가 아쉬운 상황이었어요. 그 사이 모글리는 계속 앞쪽으로 가고... 저는 환장해가고..

마침 머리에 떠오르는 것!! 조종기 안테나. 전 얼릉 박스쪽으로 몸을 옮겨 조종기 안테나를 뽑았습니다.
휘청 했습니다. 자빠졌으면 조종기, 휴대폰, 디카, 모글리... 다 잃을뻔 했습니다. 아.. 휴대폰은 아닙니다. 바지에 있었으니까..
무사히 안테나 뽑고서 모글리 대가리를 톡톡 쳐서 건졌습니다.

그 땐 누가 볼까봐 쪽팔리고 너무 추워서 아무 생각 없었는데... 지금 되돌아보니.. 진짜 감개무량.

돈아까워서 버스타고 집으로..

그리곤 뻗음..





앞으로 다시는! 다시는! 생각없이 배띄우지 않을겁니다.
배에 실을 매달아서 띄우는 한이 있더라도 대책없이 물에 보내지 않을겁니다.
아무리 귀찮아도 배는 쌍으로 가져가겠습니다.
배 팔아서라도 뜰채 하나 사겠습니다!

우리모두 방수에 신경써주어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갑시다!


ps:363번 버스타고 돌아가는데 따끈따근해서 배 부여잡고 또 잤다는...
바다RC보트 까페엔 사진도 있다는...

Comments

  1. 김지현

    2006-01-09[18:17] Delete

    크하하하
    대하드라마 입니다..
    항상 방수 신경쓰셔야져 저도 어제 보낼뻔 했습니다...ㅋㅋ

  2. 운영자

    2006-01-06[00:51] Delete

    그 심정 제가알죠 !
    저도 한때는 ㅋㅋㅋㅋ 순간의 실수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상황판단을 하시고,어쩔수없을 경우 아깝지만 포기를 .....
    자기 자신이 더 중요 하니까요, 무견적 안전 보팅 하세요.

  3. 류일형

    2006-01-05[23:37] Delete

    넵! 너무 추워서 뇌가 통째로 얼었었나봅니다.
    조심하겠습니다~

  4. 류일형

    2006-01-05[17:19] Delete

    음.. 노콘 이유는 배터리와 변속기간의 연결상태인것으로 추정됩니다.
    제가 좀 띨띨해서.. 대략 붙여놨다가..
    방수.. 방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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